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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테스터로서로의 기억들

꽤 오래전에 전시장이나 베타 테스팅을 하면 티셔츠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 기억에 남을만한 것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버리지 못하고 계속 가지고 있다보니 십여년이 훌쩍 넘어버린 것도 있었다. 

아래 사진은 십 년 전 쯤 NuMega 사의 툴을 테스트를 하고 받은 티셔츠의 사진이다. 석사 논문 준비하면서 NuMega사의 제품을 쓰다보니 버그 리포팅을 하게 되었고 제품 출시후 고맙다면서 베타 테스트터들에게 보내준 것이다. 미국에서 날아온 것이라 나름 기념품으로 잘 보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집 정리를 하면서 낡은 티셔츠들을 모두 정리를 했다.

같이 버린 티셔츠 중에는 95년도 쯤에 테스트를 했던 MSN 베타 테스터 티셔츠도 있었다. 뒷 면에 바퀴벌레를 향해 떨어지는 커다란 '모루'가 그려진 티셔츠였다. 내가 '망치와 모루'라는 컬럼 제목을 고르게 된 것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지금의 MSN과는 다른 서비스였던 - 당시의 AOL 서비스와 비슷한 서비스 - 과거 MSN은 웹브라우저 기반이 아닌 TCP 기반의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가진 통신 서비스였다. Explorer의 폴더 윈도우와 비슷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로 각종 데이터를 제공을 하고 있었다. 위키피디아의 MSN classic 참조.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희미하겠지만 1995년 당시에는 Netscape가 지금의 구글과 같은 기세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해서 그 영역을 떨치고 있었고 뒤늦게 MS는 엉뚱한 시장에서 - AOL을 따라하려고 - 열심히 MSN을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웠던 것은 그 다음이었다. MS가 갑자기 개발하던 MSN을 포기하고는 인터넷 위주로 모든 것을 전향하기 시작했다. 브라우저를 개발할 시간이 없었던 MS는 브라우저 개발사를 인수해서는 Internet explorer 1.0을 공개하고는 곧 이어 2.0을 출시하면서 공짜 브라우저로 Netscape를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게 만들었다. 당시의 MS로서는 산을 옮기는 것에 비견할 만큼 엄청난 일이었다.
    지금의 MS는 90년대 초반의 IBM과 같은 느낌의 회사가 되어버렸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느리게 걷는 공룡. 특별히 스마트해보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상대도 아닌 회사. 별 것 아닌 옛날 티셔츠에서 MS가 예전에 보여주었던 산을 옮겨주기를 희망했는지도 모른다.
    마치 지나간 볼링 붐이 다시 올 것이라 믿는 노인처럼 MS가 다시 힘을 내기를 바라는 것은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열정을 바쳤던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모루@

    

by 모루 | 2008/11/25 21:47 | 열린 글쓰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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